
자취생이라면 한 번쯤은 고민해봤을 거다. 편의점 도시락으로 때우는 게 나을까, 직접 해먹는 게 나을까. 나도 이 고민을 오래 했다. 편의점 도시락이 요즘 맛있어졌다는 말은 많이 듣는데, 매일 사먹으면 돈이 얼마나 드는지는 아무도 안 알려준다. 반대로 자취 요리가 싸다는 건 아는데, 시간이랑 노력을 돈으로 환산하면 진짜 이득인지도 모호하다.
그래서 직접 실험해봤다. 1월 한 달은 편의점 도시락 위주로 먹었고, 2월 한 달은 직접 요리해서 먹었다. 같은 조건에서 비교하려고 외식은 최소화했고, 두 달 다 하루 세 끼 기준으로 기록했다. 카드 결제 내역이랑 장보기 영수증까지 전부 모았다.
이 글에서 그 한 달씩의 기록을 전부 공개한다. 비용뿐 아니라 영양, 시간, 만족도까지 비교했으니까 자취생이라면 참고가 될 거다.
1월: 편의점 도시락으로 한 달 살기
어떻게 먹었나
아침은 편의점 삼각김밥이나 샌드위치로 해결했다. 출근길에 회사 앞 GS25에서 사는 게 루틴이었다. 점심은 회사 근처 CU에서 도시락을 샀고, 저녁은 집 앞 세븐일레븐에서 도시락이나 컵라면에 삼각김밥 조합으로 먹었다.
편의점 도시락도 종류가 꽤 다양하다. 제육볶음 도시락, 치킨마요 덮밥, 불고기 도시락 등. 가격대는 3,500원에서 5,500원 사이가 대부분이다. 처음 일주일은 신기하고 맛있었다. 매일 다른 메뉴를 고르는 재미도 있었다.
한 달 비용 정리
아침: 삼각김밥 + 음료 = 평균 2,500원 × 30일 = 75,000원
점심: 도시락 + 음료 = 평균 5,200원 × 22일(평일) = 114,400원
저녁: 도시락 or 컵라면+삼각김밥 = 평균 4,800원 × 30일 = 144,000원
간식/음료: 약 25,000원
1월 총 식비: 358,400원
36만원 가까이 나왔다. 편의점 도시락이 한 끼에 4~5천원이라 싸다고 느꼈는데, 하루 세 끼를 전부 편의점에서 해결하니까 금방 불어난다. 특히 음료를 매번 같이 사게 되는 게 함정이다. 도시락만 사면 뭔가 허전해서 음료수나 커피를 꼭 집게 된다.
2주 차부터 달라진 것들
첫째 주까지는 괜찮았다. 문제는 둘째 주부터였다. 편의점 도시락은 메뉴가 한정되어 있어서 2주 지나니까 거의 다 먹어봤다. 같은 제육볶음 도시락을 세 번째 먹으니까 솔직히 질렸다. 맛은 나쁘지 않은데 "또 이거야?" 하는 느낌이 계속 들었다.
영양 면에서도 아쉬운 점이 있었다. 편의점 도시락은 탄수화물 비중이 높다. 밥이 많고 반찬은 적다. 채소는 거의 없다시피 하고, 단백질도 부족하다. 한 달 먹고 나니까 피부가 좀 거칠어진 느낌이 들었고, 소화도 예전보다 안 좋았다. 나트륨 함량이 높아서 자꾸 물을 많이 마시게 됐다.
편리함은 확실하다. 고를 필요 없이 편의점 가서 집어오면 끝이고, 설거지도 없고, 요리 시간도 0이다. 하지만 한 달 내내 먹기에는 비용도, 건강도, 만족도도 아쉬운 점이 많았다.
2월: 직접 요리해서 한 달 살기
어떻게 먹었나
일요일에 장을 봐서 한 주치 식재료를 준비하고, 반찬 3~4가지를 미리 만들어뒀다. 아침은 전날 밤에 만들어둔 주먹밥이나 토스트로 해결했다. 점심은 도시락을 싸갔고, 저녁은 집에서 간단하게 해먹었다.
거창한 요리를 한 게 아니다. 제육볶음, 계란말이, 된장찌개, 김치볶음밥 같은 기본적인 것들이다. 요리 실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유튜브에서 "자취 요리" 검색하면 나오는 레시피 수준이다. 양념은 거의 고추장, 간장, 설탕, 참기름 이 네 가지로 해결했다.
한 달 비용 정리
주간 장보기: 평균 32,000원 × 4주 = 128,000원
양념/조미료 (월 1회 보충): 약 15,000원
간식/음료: 약 18,000원
외식 (주말 1~2회): 약 30,000원
2월 총 식비: 191,000원
19만원. 편의점 도시락으로 먹었던 1월의 절반 수준이다. 차이가 이렇게 클 줄은 나도 몰랐다. 특히 장보기 비용이 생각보다 적었다. 돼지고기 600g에 8천원, 계란 한 판 5천원, 두부 2모 3천원, 채소류 5천원. 이 정도면 3~4일은 거뜬하다.
시간은 얼마나 들었나
솔직히 시간은 확실히 더 든다. 일요일 반찬 만들기에 약 1시간, 평일 저녁 요리에 매일 20~30분, 설거지까지 합치면 하루에 40분 정도를 요리에 쓴다. 한 달이면 약 20시간이다.
편의점 도시락은 이 시간이 거의 0이다. 사서 뜯어서 먹고 버리면 끝이니까. 이 20시간을 어떻게 볼 것인가가 판단 기준이 된다. 나는 20시간 투자해서 17만원을 아꼈으니까, 시급으로 치면 8,500원이다. 최저시급보다 약간 낮긴 한데, 건강까지 생각하면 충분히 가치 있다고 본다.
건강 변화
2월 한 달 동안 확실히 느낀 게 있다. 소화가 좋아졌다. 1월에 편의점 도시락 먹을 때는 점심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한 날이 많았는데, 직접 요리해 먹으니까 그런 게 없었다. 채소를 많이 먹게 된 것도 있고, 나트륨 섭취가 줄어든 것도 있는 것 같다. 피부도 1월보다 나아진 느낌이었다. 과학적 근거는 모르겠지만, 체감상 차이가 있었다.
종합 비교: 편의점 도시락 vs 자취 요리
| 항목 | 편의점 도시락 | 자취 요리 |
| 월 비용 | 약 358,000원 | 약 191,000원 |
| 한 끼 평균 | 약 4,200원 | 약 2,100원 |
| 요리 시간 | 거의 0 | 월 약 20시간 |
| 영양 균형 | 부족 (탄수화물 편중) | 양호 (조절 가능) |
| 메뉴 다양성 | 한정적 (2주면 반복) | 무한 (레시피 검색) |
| 만족도 | 첫 주만 높음 | 꾸준히 높음 |
비용만 놓고 보면 자취 요리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한 달에 17만원 차이가 나고, 1년이면 200만원이다. 시간이 더 드는 건 사실이지만, 그 시간에 건강도 챙기고 요리 실력도 느는 거니까 순수한 손해라고 보기 어렵다.
현실적인 최적의 조합
100% 한쪽만 고집할 필요 없다
두 달간 실험해보고 내린 결론은 이거다. 둘 중 하나만 고르는 게 아니라 섞는 게 제일 현실적이다. 나는 지금 이런 조합으로 먹고 있다.
평일 아침: 전날 밤에 만든 주먹밥 or 토스트 (직접 요리)
평일 점심: 주 3일 도시락 + 주 2일 외식 (혼합)
평일 저녁: 직접 요리 (반찬 미리 만들어둔 것 활용)
주말: 1끼 외식 + 나머지는 집밥 or 편의점
야근하는 날: 편의점 도시락 (이런 날까지 요리할 필요 없다)
이렇게 하면 요리 부담도 줄이면서 비용도 적당히 잡을 수 있다. 야근하거나 피곤한 날까지 무리해서 요리하면 스트레스 받아서 오래 못 간다. 편의점 도시락은 이런 날을 위해 남겨두는 거다.
요리 초보를 위한 현실 팁
요리를 아예 안 해본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거창하게 시작하지 말자. 나도 처음에는 계란후라이도 태웠다. 추천하는 시작 메뉴는 이 세 가지다.
1. 계란볶음밥: 밥 + 계란 + 간장. 5분이면 완성. 실패할 수가 없다.
2. 된장찌개: 된장 + 두부 + 감자 + 대파. 끓이기만 하면 된다. 15분.
3. 제육볶음: 돼지고기 + 고추장 + 양파. 양념 비율만 맞추면 맛 보장. 20분.
이 세 가지만 할 줄 알면 자취 식사의 70%는 해결된다. 유튜브에서 "자취남 요리" 검색하면 영상으로 친절하게 알려주니까 따라 하면 된다. 한 달만 해보면 손에 익는다.
마치며
편의점 도시락이 나쁜 건 아니다. 바쁜 날, 피곤한 날, 요리하기 싫은 날에는 충분히 좋은 선택이다. 다만 매일 세 끼를 전부 편의점에서 해결하면 한 달에 36만원이 나가고, 영양도 편중되고, 2주면 질린다는 게 문제다.
반대로 자취 요리는 돈은 확실히 적게 들지만,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매일 하겠다고 다짐하면 작심삼일이 된다. 핵심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섞는 거다.
나처럼 주중에는 직접 요리하고, 바쁜 날이나 야근하는 날은 편의점 도시락으로 때우는 조합이면 월 식비 25만원 안쪽으로 잡으면서도 스트레스 없이 지속할 수 있다.
아직 자취 요리를 한 번도 안 해봤다면, 이번 주말에 계란볶음밥 하나만 만들어보자. 생각보다 쉽고, 생각보다 맛있다. 그리고 그 한 끼에 들어간 비용을 계산해보면, 편의점 도시락과의 차이가 바로 체감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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